"변산국립공원 석산개발, 환경부가 공단에 의견"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환경보전에 앞장서야 할 환경부가 중단됐던 국립공원내 석산개발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환경파괴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환경연합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카페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가 98년 이후 토석 채취가 중단된 변산반도 국립공원내 해창석산의 채취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1월말경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1월2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보낸 ‘환경부장관 국립공원 토석채취허가 의견조회 자료’에서 “현재상태에서 (해창석산의) 채석을 중단시킬 경우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채석을 계속하도록 하되 채석기간과 복구계획 등의 조건을 부여하여 최단시일내에 복구”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연합은 “산하기관에 대한 이런 의견 제시는 사실상 토석채취 재개를 허가한 것”이라며 “98년이후 토석채취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환경부가 민관합동으로 진행중인 새만금간척사업 타당성조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농업기반공사(구 농어촌진흥공사)와 농림부의 압력을 받고 환경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의 해창석산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건설부 산하에 있을 당시인 90년 7월 농림수산부와 건설부간의 협의를 통해 새만금방조제 공사에 쓰일 토석 공급을 위해 토석 채취가 추진됐다. 토석채취가 시작된 92년 6월부터 98년까지 해창석산내 토석 383만㎥가 파내졌으며 국립공원 밖에 있는 신시석산 비응석산 2곳에서도 1550만여㎥의 토석이 채취됐다.

환경연합 양장일(楊將一)환경조사국장은 “절반가량 진행된 새만금방조제사업이 계속될 경우 국립공원의 추가 훼손은 불보듯 뻔하다”며 “환경부는 개발논리에 치우친 석산개발 재개 입장을 즉각 철회하고 새만금간척사업 중지 등 친환경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2011년 완공 목표로 91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은 모두 2만㏊의 갯벌을 매립하는 대규로 공사로 생태계 파괴 논란이 제기되자 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이 지난해 5월부터 타당성조사를 진행해 사업계속여부를 5월중 최종 결정키로 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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