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산별노조 출범…18개 은행노조 참여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28분


전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한 산별노조인 금융산업노조가 3일 출범해 올 금융부문 임단투와 구조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흥 한빛 서울은행 등 전국 29개 금융기관 중 18개 업체 노조가 참여한 금융산업노조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소규모 노조들의 산별노조 전환은 더러 있었으나 금융노조와 같은 대규모 조직의 산별노조 전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금융노련이 존재했으나 이는 단일 노조가 아니라 개별노조의 상급단체로서 교섭권은 가지지 않고 임금투쟁 지침 등을 시달할 뿐이었으며 개별 사업장 노조는 이 지침에 따라 사업장별로 단체교섭을 벌여왔다.

반면 이날 출범한 금융노조는 대규모 단일노조로 가입 사업장의 임금 등 단체교섭에 직접 나서 각 업체의 사용자와 교섭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금융기관 개별노조들은 분회 또는 지회 등의 형식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러나 사용자측이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금융부문 임단투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금융노조는 ‘은행 합병정책의 폐기’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정부의 금융권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금융노조의 출범으로 앞으로 교섭권을 위임받은 산별노조의 출범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사용자측도 이에 대응하는 단일 사용자 단체를 구성해 교섭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6만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금융노조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정책협의를 포함한 신자유주의 정책 폐기 △은행 합병정책 폐기 △재정적자의 현실화 방지책 △세제개혁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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