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귀국동포들 안산에 '둥지'… 아파트 입주식 열려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3분


경기 안산시에 건립된 ‘사할린 영주귀국 한인아파트 입주식’이 25일 오후 한국 러시아 일본 3개국 정부 및 민간단체 관계자와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아파트 단지에서 열렸다.

이 아파트는 94년 한일 양국 정부의 합의에 따라 양국 적십자사가 사할린 한국동포 영구귀국 사업의 일환으로 공동추진해 온 것으로 일본 정부에서 공사비 32억엔(약 350억원)을 부담하고 한국정부가 토지를 제공해 97년 안산시 고잔지구 고양마을에 착공,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총 8개동 489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에 입주할 사할린 한인동포들은 총 960여명으로 현재 582명이 입주했으며 내달말까지 추가로 385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영주귀국해 입주할 예정이다.

이날 아파트에 입주한 사할린 동포들은 대부분 일제하 한국과 일본에서 강제징용된 ‘1세대’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정부의 송환거부로 이국땅에서 반세기 이상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뒤늦게나마 살아서 고향땅을 밟고 이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사할린에 형제 자식들을 남겨둔 채 홀로 영주귀국해 또 다른 이산의 아픔을 겪게 돼 안타깝다”며 이에 따른 한일 양국 정부의 대책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원식(鄭元植)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 장관, 후지모리 쇼이치(藤森昭一)일본적십자사사장,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주한일본대사, 박성규안산시장, 파르후트디노프 사할린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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