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강요 잡음

  • 입력 2000년 2월 14일 20시 18분


서울대가 의욕적으로 실시중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인 ‘글로벌 시티즌교육’을 둘러싸고 대학본부와 재학생, 입학예정자 사이에 잡음이 무성하다.

서울대는 당초 4738명의 입학 예정자 중 희망자만 참여하도록 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률이 너무 저조하자 부랴부랴 교직원을 동원, “불참시 장학금이나 기숙사 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참석을 강요했고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한 것.

서울대는 10일 2박3일 일정으로 시작한 1차 교육에 1600명 대상자 중 200명만이 참석하자 그날밤부터 13일까지 교직원 100여명을 동원, 입학예정자 4000여명에게 전화로 2차와 3차 교육에는 꼭 참석하도록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불참시 불이익’이 있을 수 없는 일임에도 강요수단으로 공공연히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부 학부모와 입학예정자들은 “안내서류에 필참 여부가 적혀 있지 않았다”며 “무슨 근거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대학본부측은 재학생들의 조직적인 방해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이같은 불가피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측은 ‘획일적 교육’이라며 글로벌 시티즌 교육을 반대한 몇몇 단과대 학생회측이 당초 적극적인 반대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사업 직전에 이를 일방적으로 깼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나 사범대 학생회 등 단과대 학생회는 “대학본부와 약속한 바 없다”며 입학예정자에게 불참을 권유하는 전화를 걸고 있어 글로벌 시티즌 교육을 둘러싼 학내 잡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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