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반대 명단 뒷얘기]논란 10여명중 5명 막판구제

  • 입력 2000년 1월 24일 19시 36분


‘천당에서 지옥으로, 지옥에서 천당으로.’

24일 확정발표된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자 명단 중 발표 전날인 23일까지 포함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의원은 10여명.

이중 5명은 23일 오후 최종선정과정에서 ‘구제’되는 행운을 안은 반면 3명은 유권자100인위원회 표결까지 거치는 ‘난산’ 끝에 명단에 포함되는 불운을 겪었다.

96년 한보비리와 관련해 5000만원을 받은 경력으로 명단에 오른 새천년민주당 중진 김상현의원은 최종논의과정에서 “3공화국부터의 오랜 민주화 운동경력을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들어온 경우. 하지만 유권자100인위원회와 상임대표 연석회의에서 “‘부패’를 명단선정의 제1기준으로 삼은 원칙을 고수하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뤄 결국 명단에 포함됐다고.

4년간 법안발의를 1건밖에 하지 않았고 초원복국집 사건의 범인은닉혐의로 기소된 경력의 정몽준의원(무소속)은 23일 오후 유권자100인위원회의 표결 끝에 명단에 선정됐다. “월드컵 유치와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정의원의 해명이 참작은 됐지만 총선연대는 “월드컵 준비로 인해 의원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정의원은 함께 표결대상이 된 박상천의원(민주당) 김종필명예총재(자민련)가 80%가 넘는 높은 ‘찬성’으로 명단에 포함된 것과는 달리 찬성 표가 60%를 조금 넘는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선정돼 더욱 ‘가슴아픈 의원’이 됐다.

박상천의원은 특별한 비리사실은 없었지만 야당의원 시절 주장했던 ‘특별검사제’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등에 대해 법무부장관이 되면서 말을 바꿔 표결 끝에 선정됐고 5·16 군사쿠데타의 주역으로 꼽힌 김종필명예총재는 “공천대상자가 아니라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됐지만 결국 “명예로운 은퇴를 권고한다”는 충고와 함께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막판 구제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부인의 로비성 보험모집 의혹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민주당 중진 K의원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의 L의원은 “사실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이유로 명단에서 빠졌다.

여당에 의해 DJ저격수로 지목된 한나라당의 L의원은 유권자100인위원회에서 “명단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7가지 선정기준에 뚜렷이 걸리는 점이 없어 구제됐다.

또 23일 오후 최종명단 72명에도 포함돼 ‘벼랑 끝에 몰렸던’ 자민련의 중진 L의원과 K, J의원 및 한나라당의 S, Y의원 등 5명은 23일 밤 최종심의과정에서 ‘부패와 관련된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구제돼 가장 아슬아슬하게 ‘면죄부’를 받기도 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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