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승진은 인기順?…양천-제천시 직원투표 논란

  • 입력 2000년 1월 7일 19시 53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직원들의 ‘인기투표’를 통해 승진자를 선정,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양산시는 최근 동료직원들을 대상으로 승진적임자를 가리는 투표를 실시, P씨(44) 등 행정직 4명과 토목직 1명을 6급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양산시는 행정직 6급 승진 후보자 16명과 토목직 6급 승진 후보자 4명의 명단을 발표한 뒤 7급 행정직 및 토목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승진 적임자의 이름을 적어내도록 했다.

또 충북 제천시도 최근 서기관 승진 대상 사무관 2명 중 1명을 총무사회국장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동료 사무관 2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뒤 이 결과를 최종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제천시는 ‘사전 선거운동’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투표당일 두 대상자를 불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투표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근무성적과 경력 등을 심사했으나 점수가 비슷해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승진인사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료들의 추천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동료들이 승진자를 결정함으로써 인사에 대한 잡음은 줄일 수 있겠지만 인사권자의 지휘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 방식은 직원들이 업무보다는 동료 간의 유대에 더 신경을 쓰도록 만들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산·제천=강정훈·지명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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