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경관' 이근안 자수…＂오랜 도피생활 너무 지쳤다＂

'고문경관' 이근안

11년 동안 종적을 감췄던 ‘고문 기술자’ 이근안(李根安·61·당시 경감)전 경기도경 대공분실장이 28일 오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자수했다.

이씨는 오후 8시반경 곧바로 성남지청에 출두해 1차조사를 받은 뒤 서울지검으로 압송돼 도피행적 등에 대해 집중조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검찰 1차조사에서 “최근 동료들이 재판을 통해 형을 받았고 나 자신도 오랜 도피생활에 지쳐 자수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85년 9월4일부터 26일까지 당시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서 학생운동 배후조종자를 대라며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이던 김근태(金槿泰·현 국민회의 의원)씨에게 10차례에 걸쳐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을 가한 혐의로 김씨에 의해 검찰에 고소됐다.

이씨는 또 79년 남민전, 80년 반제동맹사건 등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조사받고 복역한 사건관련자들에 의해서도 고소됐다.

88년 12월 이후 잠적해 은둔생활을 해 온 이씨는 검찰의 수사착수 이후 출국금지됐으며 그동안 해외도피설 사망설 등이 나돌았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납북어부 김성학(金聲鶴)씨가 낸 재정신청이 법원에 받아들여져 공소시효가 2013년까지 연장됐다.

한편 이전경감과 함께 근무했던 경기도경 대공분실 소속 전현직 경찰관 8명 중 6명이 21일 가혹행위죄 등을 적용받아 징역 1∼2년 등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