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중앙일보에 보낸 공개 질의서]

1.중앙일보는 홍석현사장의 구속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사 사주이기 때문에 구속하면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은 언론은 성역이라고 보기 때문인가. 대다수 국민은 언론사주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보다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중앙일보의 견해는 무엇인가.

2.중앙일보는 국제언론인협회(IPI)에 보낸 서신에서 지난 대선 때 이회창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언론의 특정후보 지지는 불법이다. 언론사가 이러한 불법을 저지르고도 1년7개월이 넘도록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처사였는지 대답해주기 바란다. 또 중앙일보의 이회창후보 지지가 ‘이회창대통령―홍석현국무총리’라는 밀약에 의해서 이뤄지고 그러한 문건까지 만들었다는데 사실인가.

3.중앙일보는 삼성재벌 신문으로 출발했고 재벌 비호 신문으로 앞장서 왔다. 과거의 한비(韓肥) 사건을 비롯하여 최근의 재벌개혁 반대 주도에 이르기까지 중앙일보는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기자들까지 전면에 내세워 삼성자동차 허가에 압력을 가했다는 얘기도 있다. 삼성자동차는 IMF를 불러온 중요원인이 되기도 했다. 신문사가 전면에 나서서 특정기업 재벌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 과연 언론의 정도라고 보는가.

4.유신과 5공 6공 동안 우리 언론사 가운데 유일하게 언론자유 목소리가 없었던 중앙일보가 홍사장 구속 이후 갑자기 언론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년7개월 동안 정부측 인사들과 아무 탈없이 잘 지내다가 사장이 구속된 이후에 갑자기 언론탄압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과거 중앙일보가 이회창후보 지지보도를 할 때에는 중앙언론사 정치부기자 100여명 이상이 항의서명을 했지만 이번 홍사장 건에 대해서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타사 기자들에게 서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기자도 찬동하지 않고 거부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5.이번 사건으로 확인되었듯, 중앙일보는 사장실을 비롯한 회사 곳곳에 녹음기를 설치하여 ‘내부도청’을 해오고 있었다. 언론자유를 말하면서 스스로는 불법녹음을 일삼고 있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회사전화를 맘놓고 쓰지 못할 만큼 내부 감시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얘기가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회사 안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얘기조차 하지 못할 만큼 불법적 내부감시가 심한 상황에서 과연 도청과 감청, 언론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가. 중앙일보는 외부권력의 탄압 때문이 아니라 사주의 눈치에 따라 신문을 제작한 것이 아닌가.

6.중앙일보는 신문판매 과당경쟁의 선두주자이다. 신문판매를 둘러싸고 갖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무가지 공세와 경품 등으로 신문시장 질서를 파괴한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홍사장 구속 이후에도 전국 각지에서 무가지와 경품살포가 난무하고 있다. 탄압받아서 어렵다는 신문사가 무슨 돈으로 무가지와 경품을 무차별 살포하는지,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으로 그러는지 묻고 싶다. 시장경제를 신봉한다는 신문이 이렇게 불공정 거래를 해도 되는 것인지 답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