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엇갈린 증언…진실은 오리무중

  • 입력 1999년 9월 1일 19시 28분


국회의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청문회는 1일 조폐공사 노조측 증인들의 증언을 들음으로써 사건의 주요 당사자들에 대한 신문을 대부분 끝냈다.

핵심쟁점인 파업유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은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사장에게 파업유도 압력을 행사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그러나 강전사장은 “진전부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압력을 느꼈다”면서 진전부장의 진술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구충일(具忠一)당시 노조위원장은 “강전사장은 진전부장의 압력이 없었으면 조폐창 조기통합을 추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진전부장의 압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조, 검찰측 진술 반박▼

검찰 이외에 기획예산위원회 국가정보원 등 타기관의 개입여부도 논란을 불러 일으킨 대목. 강전사장은 야당의원들이 타기관들의 조직적 개입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국정원 등에 동향보고한 것은 보도자료 수준에 그쳤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노조관계자들은 “지난해 진념(陳稔)당시 기획예산위원장이 강전사장에게 ‘계획대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여’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혀 검찰측 진술과 엇갈렸다.또 청와대 등의 개입여부에 대해서도 노조관계자들은 “당시 청와대 노동담당 행정관의 발언을 보면 청와대가 사측의 구조조정 방침을 인지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여야 또 삿대질 소란▼

○…여야 의원들은 1일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노조관계자들과 검찰관계자들을 분리신문하자는 여당안과 한꺼번에 신문하자는 야당안이 맞서 10분 넘게 반말과 삿대질을 교환하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서훈(徐勳) 김영선(金映宣)의원은 “여당이 진상규명에 뜻이 없다. 남의 당 얘기에 끼어들지 마”라고 소리를 쳤고, 이에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의원은 “야당은 입만 열면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맞고함을 쳐 회의장은 한동안 소란. 이에 김태식(金台植)위원장은 “위원장이 ‘핫바지’냐. 상호비방을 제발 그만 두라”고 만류.

○…노조관계자들에 대한 신문에서 야당은 노조측의 입장을 옹호하려는 반면 여당측은 은근히 조폐공사노조가 ‘강성노조’임을 부각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훈의원은 “강승회전노조위원장의 경우 분신자살을 기도, 이 불이 차량에 옮겨 붙었는데도 차량방화죄로 추가기소됐다”고 주장. 그러나 국민회의 의원들은 “조폐공사는 복리후생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다”(박광태의원) “조폐공사노조가 ‘불패노조’라는 말이 있다”(조성준·趙誠俊의원)고 주장했다.

〈정연욱·공종식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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