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內동아리가 회사 바꾼다…신라호텔등서 업무제안 앞장

  • 입력 1999년 6월 15일 19시 44분


「사내 동아리가 회사를 살린다.」

직장내 동아리들이 기존 스포츠 영화감상 독서 등 친목 도모 목적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도움을 주자는 쪽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동아리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가 하면 신기술까지 개발해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일본기업에서 활성화된 ‘벤쿄카이(공부회)’의 한국판인 셈.

음향과 조명에 관심이 있는 신라호텔 시설팀 직원 5명이 95년 뜻을 모아 만든 동아리 ‘빛과 소리’는 최근 신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이들이 개발한 제품은 호텔 객실의 전화와 TV를 결합, 전화벨이 울리면 TV볼륨이 자동으로 줄어들게 하는 시스템. 호텔측은 이미 모든 객실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빛과 소리’는 이밖에도 객실에 설치된 벨과 TV를 연결해 벨을 누르면 TV화면에 방문자의 얼굴이 나타나는 시스템도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서울시내 온도와 날씨를 TV화면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호텔측은 동아리 출범 당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기술개발 자금과 활동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한솔PCS㈜에는 ‘밸류 체인’‘와사비’ 등 3개의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부가가치 사슬’이라는 의미로 7명의 주임, 대리급 직원이 지난해 6월 만든 ‘밸류 체인’은 매주 한차례 모임을 갖고 마케팅 통신법률 등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스터디’하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채택된 아이디어만 수십가지에 이른다. 임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강의도 ‘밸류 체인’이 주관한다.

‘와!사이버 비즈니스다’라는 의미로 인터넷에 관심있는 직원 6명이 지난해 조직한 ‘와사비’는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관련지식을 함께 공부하면서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개발하기도 했다.

에버랜드㈜의 ‘테마파크 연구동호회’는 외국의 유명 놀이동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벤치마킹하는 동호회로 디즈니랜드의 서비스시스템을 에버랜드에 접목시켰다.

이밖에 ㈜한국쓰리엠에는 회사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된 ‘인포챕터’ 등 30여개의 동아리가 활동중이며 현대건설㈜은 ‘콘크리트연구회’‘입찰제도개선연구회’ 등 동아리에 30만원의 창립지원금과 매월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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