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창 파업유도의혹]『등돌린 노동계 어떻게 달래나』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이제 기업 구조조정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 공작’발언 파문 이후 국민회의내에서 나오는 얘기다. 특히 한국노총이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을 고발키로 하는 등 노동계 전체가 강경 기류로 선회하자 국민회의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았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한동안 퇴조 기미를 보이던 노동계의 투쟁 역량이 이번 파문을 계기로 강화되는 것 같다”며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우군(友軍)이라고 생각했던 노동계가 이제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서둘러 조한천(趙漢天) 조성준(趙誠俊)의원 등 노동계 출신 인사들로 ‘7인 노동대책위원회’를 구성, 노동계 여론수렴작업에 나섰으나 이 또한 활동 첫날인 10일 방문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7인 노동대책위’는 이날 진전부장 발언으로 문제가 된 옥천조폐창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가 현지 노조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이를 취소하고 대신 한국노총과 민노총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은 양대 노총에서도 “일이 터지니까 달려온 속셈은 안봐도 뻔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과 함께 냉대를 받았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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