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표정]환승역-주변도로 밤늦도록 북새통

  • 입력 1999년 4월 20일 07시 16분


서울지하철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19일 대체인력의 운전미숙 등으로 잇따라 전동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곳곳에서 퇴근길 시민들의 항의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8시경 전동차가 멈춰선 이촌역과 성수역 등에서는 승객들이 역무실로 몰려가 환불을 요구하는 등 거센 항의가 빗발쳐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긴급 투입되는 사태가 잇따랐다.

오후 9시44분경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도 대화발 수서행 3418호 전동차의 출입문 1개가 닫히지 않자 승객들이 문을 발로 차고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을 벌여 경찰 10명이 투입돼 제지했다.

또 사고와 지연운행으로 지하철 이용을 포기한 승객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에서 한꺼번에 몰려 나와 역앞 차도에까지 나가서 버스와 택시를 잡는 바람에 역마다 주변 도로가 밤늦도록 큰 혼잡을 빚었다.

특히 경기 고양시 화정역의 경우 전동차가 역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전동차가 멈춰서 비상문을 열고 나온 승객들이 철길을 따라 역을 빠져 나가기도 했다.

○…평소보다 운행 차량이 적은데다 대체 투입된 인력의 운전미숙까지 겹치며 전동차 배차간격이 파업 전보다 최고 2∼3배씩 길어졌다.

이로 인해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종로3가역 등에서는 전동차를 기다리는 퇴근길 시민들로 역사마다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북적댔다.

매표와 안내업무을 위해 투입된 구청직원들의 서투른 업무처리로 2구간 이상의 표와 정액권 판매를 중단한 탓에 1구간 표를 구입한 수도권 거주 승객들은 도착역 개찰구에서 차액을 현금으로 내느라 불편이 더욱 가중됐다.

○…지연운행이 계속되자 전동차를 기다리던 회사원 박완식(朴完植·37)씨는 “지하철은 돈 없는 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며 “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파업은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두·이완배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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