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공금 수백억 동원 주가조작…검찰,기업주 50명 적발

  • 입력 1998년 12월 28일 19시 37분


회사공금 수백억원을 동원해 주식가격을 조작하거나 부도 직전에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긴 부도덕한 기업주와 기업 인수합병(M&A)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한 증권사 지점장 등 주식시장 교란사범 5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박상길·朴相吉)는 28일 한국티타늄 자금과장 김진구(37)씨와 부산투자자문 대표 조장호(曺長鎬·43)씨, 삼성증권 이사 배진원(裵晉源·48)씨 등 17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신풍제약 장용택(張龍澤·51)사장 등 22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했으며 한국티타늄 이흥주(李興周·62)전사장과 증권감독원 전과장 이승애씨(44) 등 11명을 지명수배했다.〈A21면에 관련기사〉

검찰에 따르면 한국티타늄 이전사장과 김과장은 96년 2천만달러 상당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주가가 낮아 CB의 주식전환이 어렵게 되자 회사자금 4백11억원을 동원해 조씨와 배씨 등을 통해 주가를 8천7백50원에서 2만5천7백원까지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증권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자 한국티타늄으로부터 4억8천만원을 받아 이전과장에게 조사를 무마해달라며 1억6천만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증권 브로커 김종구(金宗九·37·구속)씨는 김과장에게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을 대량 매수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의해 16억7천만원을 로비자금으로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신광산업 김종겸(金宗兼·63·지명수배)사장은 주가가 너무 낮아 유상증자가 어렵게 되자 동방페레그린증권 조성인(曺誠寅·35·구속)과장 등에게 15억원을 주면서 주식시세 조종을 부탁했다가 적발됐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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