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 모녀살해 남편 무죄원심 파기…대법원 선고

입력 1998-11-13 19:01수정 2009-09-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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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OJ 심슨’사건으로 불렸던 치과의사 모녀피살 사건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대법원이 남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취지의 선고를 내렸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용훈·李容勳대법관)는 13일 살인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도행(李都行·35)피고인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죄사실 증명은 반드시 직접 증거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되는 한 간접증거로도 가능하다”며 “간접증거가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전체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시체 감정결과 시체강직 정도로 볼 때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 등 법의학적 정황증거 등을 종합할 때 이피고인이 무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피고인은 96년 6월 서울 은평구 불광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 최수희(崔秀熙·당시 31세·치과의사)씨의 불륜사실을 알고 최씨와 한살난 딸 화영양을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시체를 욕조에 넣어 불을 지른 혐의로 같은 해 9월26일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이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정황증거만으로 유죄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검찰은 이피고인이 시체를 욕조의 뜨거운 물에 넣어 사망시간 추정을 어렵게 하고 범행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끈 등 직접증거를 하나도 남기지 않은 잔혹한 지능범이라고 주장했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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