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제브」북상…남부 심야 횃불 벼베기

  • 입력 1998년 10월 16일 06시 48분


제10호 태풍 ‘제브’가 북상하면서 16일 오후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18일까지 남부지방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달초 9호 태풍 ‘얘니’의 기습으로 많은 피해를 봤던 농민들은 이에 따라 태풍이 오기 전 한톨의 쌀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15일 밤늦게까지 횃불 등을 밝히고 벼베기 작업을 벌였다.

기상청은 15일 “태풍이 대만 남쪽 2백20㎞ 해상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북상중”이라며 “16일 오후 태풍이 일본 규슈(九州)지방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가 영향권에 들면서 남부지방에는 큰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태풍 ‘제브’는 14일 필리핀 루손섬을 지날 당시 반경 9백30㎞로 59년9월 한반도를 강타, 8백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라’와 비슷한 규모의 초대형 태풍이었지만 북진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했다.

태풍 ‘얘니’의 영향으로 벼재배 면적 20만4천㏊ 중 8천6백여㏊가 피해를 본 전남지역은 15일 도내 22개 시군에서 콤바인 3천4백50대와 공무원 농민 5천여명을 동원, 5백62㏊의 논에서 밤12경까지 벼베기작업을 벌였다.

전남도는 이에 앞서 이날 낮 군장병과 공무원 등 20만6천명과 콤바인 1만여대를 동원, 1만1천여㏊에서 벼베기 작업을 벌였다.

〈홍성철기자·광주〓정승호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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