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의원 조사]「돈 수수시점」 언제일까?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16분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에게서 대선자금을 받은 시기는 언제일까.

이 대목이 중요한 것은 지난해 11월14일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까지 대가성이 없는 단순한 정치자금 수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서의원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이전차장의 소개로 몇몇 기업인으로부터 대선후원금을 받은 일이 있으나 모금활동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11월7일 이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이 탈당한 뒤에는 이전차장이 더이상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게 서의원의 설명.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지지율이 3위로 처져 있었던데다 김전대통령과도 사이가 안좋은 상태에서 국세청 간부가 나서서 대선자금을 모아주려 했는지는 의문이다.

서의원도 대선자금 수수시기와 관련, 빠져나갈 구멍을 염두에 둔 듯 “이전차장이 나중에(정치자금법 개정 이후) 당에 지원한 대선자금도 김전대통령의 탈당 이전에 모금한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정치자금법 개정 이후에도 이전차장이 서의원을 거치지 않고 당에 직접 선거자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서의원은 지난해 대선때 한나라당의 선거사령탑인 선거기획위원회 기획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 실무를 지휘했다. 당시 선거기획위는 기획과 홍보는 물론 대선자금 조달까지 선거전반에 관한 전략 전술을 수립, 집행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을 거쳐 13대때 정계에 입문한 그는 92년 대선때도 정책조정실장으로 김영삼후보의 경제공약 개발에 참여하는 등 핵심역할을 맡았다. 이 공로로 김영삼정부때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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