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 공권력투입 임박…경찰 1만명 어제 도상훈련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01분


정리해고를 둘러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40여일간에 걸친 휴업사태가 ‘공권력 투입’을 통한 타개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현장에 1만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키로 하는 한편 투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16일 “외국 투자자들이 현대자동차 구조조정과정을 한국기업 전체의 구조조정의 시금석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과 대외신인도 추락을 우려하는 여론이 비등한데다 노사협상은 한계에 직면, 무기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문제를 공권력으로 정상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남경찰청에 현대자동차 진압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으며 17일 공권력투입시기를 놓고 노동부 산업자원부 경찰 검찰 등 관계부처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16일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상훈련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경찰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공권력 투입 작전명을 ‘태화강’으로 정하고 전국에서 전경 95개 중대 1만여명을 동원키로 했다. 경찰은 울산에 배치된 28개 중대 이외 67개 중대는 18일까지 울산에 집결시킬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노조 ‘사수대’제1지대장인 백기홍씨(22) 등 17명에 대해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금까지 총 6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사내 천막농성조에 부녀자와 어린이가 2백∼3백여명가량 된다고 파악, 정문 진입시에만 최루탄을 사용한뒤 부녀자들이 농성중인 천막 주변을 경찰이 에워싸는 방법으로 일반 조합원과 분리시켜 부녀자를 해산시킬 방침이다.

현대 자동차 노조는 공권력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휴일인 16일에도 오후 7시반부터 사내 광장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조합원 총동원령과 함께 식량과 손전등 준비 등 비상사태에 대한 지침을 내렸으며 천막 농성장으로 통하는 길목에 사수대의 경계를 강화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은 또 17일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안에 임시 상황실을 설치하고 현대자동차에 경찰병력을 투입할 경우 연대파업을 벌여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조합원들의 본관점거에 대비, 16일 기밀서류 등을 회사 바깥으로 옮겼으며 17일 오전 9시반 울산 종합운동장옆 보조구장에서 조장 반장 등 관리직 사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상조업 촉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회사측은 또 17일 오전 9시반부터 울산 중구 남외동 울산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임직원 2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업 정상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울산〓정재락·권재현·이완배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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