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기초자치단체, 돈가뭄 극심…응급복구비도 마련못해

입력 1998-08-10 19:27수정 2009-09-2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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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중 호우로 수해를 당한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호우피해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집중되면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재해응급대책비 조차도 마련치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재해응급대책은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본격적인 복구에 들어가기 전 시 군 구 재해대책본부가 벌이는 각종 응급복구와 이재민구호활동.

집중호우로 3천∼1만5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서울 성북 중랑 노원 도봉구와 경기 파주 동두천시는 재정자립도가 34∼50%로 해당 광역권내에서 자립도가 최하위에 속하는 기초자치단체들이다.

이들 지역은 호우가 덮치기 전에 이미 상반기 사업예산 조기집행과 12%이상의 세수결함으로 금고에 돈이 거의 말라 있었다. 그나마 예산의 10% 한도내에서 갖고 있던 예비비도 공공근로사업비 등에 사용해 한 단체당 10억원 내외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파주시는 물에 잠긴 소하천과 댐을 긴급복구하면 남은 돈이 없어진다.

게다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호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재민 구호비 지급은 엄두도 못낸다.

이재민 가옥이 모두 일부 침수됐다고 가정해도 한 채에 45만원씩 드는 보상비용은 올해 예비비를 웃도는 18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본격적인 복구작업은 재해대책본부의 피해조사후 심의절차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2∼3개월의 시일이 걸려 그 사이 수재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들은 “물난리와 돈가뭄이 겹친 기초자치단체들이 우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응급구조를 벌이고 있지만 결국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등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국고에 재해대책예비비로 갖고 있는 돈은 4천1백억원. 96년경기북부지역수해 당시 4천억원이 지급된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가을 정기국회시 추경예산안 편성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국민 세부담도 가중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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