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신창원 또 놓쳤다…서울 주택가서 불심검문중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8분


코멘트
16일 오전 부산교도소 탈주범 신창원(申昌源·31)이 서울 강남구 포이동 주택가 골목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으나 격투를 벌인 뒤 달아났다. 이로써 경찰은 지난해 1월 교도소를 탈출한 신창원을 12월30일 경기 평택시에서 맞닥뜨린 이후 여섯차례나 놓쳤다.

▼발견〓오전 4시15분경 주택가를 순찰중이던 서울 개포4파출소 소속 엄종철(嚴宗鐵·42)경장과 오창우(吳昌祐·29)순경이 강남구 포이동 229 H비디오가게 앞 골목길에서 서울 48라 5186호 검은색 엔터프라이즈 승용차를 발견했다. 휴대용차량조회기(MDT)로 도난차량임을 확인한 경찰은 운전석에 타고 있던 남자에 대해 검문을 실시했다. 신원을 확인하는 엄경장에게 신창원은 검은색 서류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리면서 “당구장 직원이다. 차 주인은 당구장에 있는데 돈가방을 갖다달라고 해서 심부름왔다”고 대답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엄경장이 신창원과 함께 승용차에서 20여m 떨어진 M당구장으로 걸어갔고 오순경은 순찰차를 타고 뒤따라갔다.

▼격투 및 도주〓당구장 입구에 도착한 신창원이 갑자기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오른손 주먹으로 엄경장의 얼굴을 때리면서 격투가 벌어졌다. 유도2단인 엄경장이 오른팔로 신창원의 목을 감쌌지만 그는 양손으로 엄경장의 허리를 붙잡은 채 엄경장의 팔목과 귀를 물어뜯고 반항하며 허리춤의 권총을 빼앗으려 했다. 이때 순찰차에서 내린 오순경(태권도4단)이 왼손으로 신창원의 머리를 붙잡았다. 오순경이 오른손으로 수갑을 꺼내려는 순간 신창원은 두 사람을 뿌리치고 구룡산 방향으로 도망갔다.

도주 당시 신창원은 격투 도중 감색 슬리퍼가 벗겨져 맨발이었고 소매가 없는 주황색 티셔츠와 무릎 아래까지 걸치는 검은색 칠분바지를 입고 있었다.

▼수색 및 압수품〓경찰은 수서 서초 송파경찰서 소속 7개 중대 1천여명의 병력을 투입, 신창원이 도주한 구룡산과 인근 대모산 일대 및 양재대로 등 주변도로를 차단하고 검문 검색을 벌이고 있다.

신창원이 버리고 간 가방 안에는 대학노트 크기의 검은색 수기와 함께 1백만원 다발 7뭉치, 10만원권 자기앞수표 6장 등 현금 8백69만원과 미화 6천9백22달러, 손잡이를 붕대로 감은 회칼 2자루, 최모 허모씨 이름의 주민등록증 2장이 들어있었다.

〈김경달·선대인기자〉d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