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시체발견]새 침투조인가…잠수정 잔당인가?

  • 입력 1998년 7월 12일 19시 32분


12일 강원 동해시 부근 해안가에서 시체로 발견된 무장간첩의 침투경로와 나머지 간첩들의 행방에 온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 무장간첩과 수중 추진기는 과연 ‘남행’중이었나, ‘북행’중이었나.

일부에서는 지난달 22일 강원 양양지역에 침투했다 나포된 유고급 잠수정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이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합참 관계자는 “동해시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무장간첩이 양양 잠수정과 상관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미뤄볼 때 새로운 침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이같은 근거로 △시체에 피부탄력이 남아있으며 입속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24∼48시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간첩이 메고 있던 산소통(보통 1시간 사용가능)이 작동중이었으며 △공작원을 해안에 침투시킬 때 사용되는 수중추진기가 인근 해안에서 발견된 점 등을 들고 있다. 또한 양양 잠수정에서 일부 공작원이 빠져나왔다 하더라도 난류방향이 북쪽이기 때문에 양양보다 훨씬 남쪽인 동해시까지 시체가 밀려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합참은 체코제 기관총, 사각수류탄 등을 소지한 무장간첩이 간첩선이 아닌 잠수정 또는 잠수함을 이용해 침투했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동해안은 해안선이 단조롭고 해상 경계태세가 강화돼 있어 모선(母船)으로 가까운 공해까지 접근한 뒤 수면위로 몸체를 반쯤 드러내는 반잠수정을 통해 침투하는 방식은 남해안 침투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군당국은 이 때문에 우리 영해내에 북한 잠수정이 침투해 있을 가능성에 대비, 주민신고가 접수된 직후 고속경비정 호위함 기뢰탐색함 등 함정 5,6척과 P3C해상초계기 및 링스 대잠헬기를 현장에 급파했다.

군당국은 또 숨진 간첩이 메고 있는 쌍열 산소통에 3개의 호흡기가 달려 있었으며 통상 침투조와 안내조가 함께 수중추진기를 타고 해안에 접근한 뒤 침투조만 내려놓고 잠수정으로 복귀하는 경향으로 미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공작원(2명 가량)이 육상에 침투했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11일 오후 7시반경 동해시 천곡동 철길부근에서 등산복 차림의 ‘거동수상자’ 2명이 나타났다는 주민신고가 접수된 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남파됐던 간첩이나 고정간첩이 북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군 당국은 이 점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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