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수사결과]『공작원 3명 한때 상륙』

  • 입력 1998년 6월 29일 19시 53분


국방부는 29일 “북한 잠수정에 대한 합동신문 결과 잠수정은 드보크(무인함)를 설치하기 위해 침투했으며 거기에 탔던 공작원3명을 포함한 9명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공작원이 상륙한 강원 양양시 수산리는 드보크 설치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검거된 간첩들의 진술이 있으며 노획품 중 배낭에서 땅을 팠던 삽이 발견됐다”고 판단근거를 설명했다.

공작원의 육상침투와 관련해 국방부는 “공작원 3명이 하선했다 다시 잠수정으로 복귀했으며 육상으로 침투한 공작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잠수정이 소속된 노동당 313연락소는 무인함 설치 및 발굴, 남파간첩 복귀 및 침투, 침투로 개척 등의 임무를 띠고 있다”며 “이 잠수정에는 국내 활동을 통해 입수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이 없어 요원을 복귀시킨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침투한 공작원이 없다고 보고 드보크를 찾기 위한 수색은 계속하되 동해안 일대의 경계태세를 빠른 시간내에 해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잠수정 작전일지에는 22일 오전 2시58분경 잠수정이 잠복지에 도착, 오후 2시경까지 11시간 가량 잠복한 것으로 기록돼 있어 잠수정이 드보크설치 외에 다른 임무를 띠고 침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공작원은 단일한 임무를 띠고 남파되며 임무에 실패했을 때는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임무수행 후 복귀중이던 잠수정이 기기에 이상을 느껴 잠복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사건의 특징으로 △노동당 공작원이 잠수정을 이용한다는 것이 최초로 확인됐으며 △유고급 잠수정이 최초로 발견됐고 △잠수정이 감시장비를 피하기 위해 FRP수지로 선체를 포장했고 △유사시 잠수정을 폭파하기 위해 TNT를 적재한 것등을 들었다.

천용택(千容宅)국방부장관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북한이 2년전 강릉지역 잠수함 침투사건시 재방방지를 약속했는데도 도발을 저지른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도발행위가 재발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하준우·성동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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