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의문점]탑승자 명단서 「2명 이름」사라져

  • 입력 1998년 6월 29일 19시 13분


북한 잠수정에 탔던 인원은 모두 9명으로 그중 3명이 잠시 상륙했다 다시 탔으며 전원 사망했다고 국방부가 29일 조사 결론을 발표했다. 또 침투목적을 드보크(무인 포스트) 설치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잠수정과 탑승자수 그리고 ‘저격수’들의 행적에 대한 의문은 완전히 씻겨지지 않고 있다.

▼ 공작원 잔류여부 ▼

이번 잠수정의 소속부대인 노동당

작전부 313연락소는 △드보크 설치 및 회수 △남파간첩 대동(帶同) 복귀 또는 대동 침투 △침투로 개척 등을 주임무로 한다. 드보크 설치가 유일한 침투목적이라기에는 ‘저격수’라는 표현은 의문을 남기며 따라서 남파 공작원 ‘잔류’혹은 ‘교대’가능성도 계속해서 명확히 확인해야 할 과제다.

▼ 명단 일부 훼손 ▼

군당국은 탑승원이 9명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승조원 6명 및 공작원 3명의 직책과 이름이 적힌 메모를 공개했다. 그러나 원본을 확인한 결과 두사람의 이름이 적힌 부분만 찢어져 사라졌다. 군당국은 이 찢어진 부분에 잠수정 내에서 발견된 격려편지의 수취인인 ‘리덕인’과 ‘유학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노획품 수집작업 중 찢어진 것 같다”고 말했으나 찢어진 쪽지의 행방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 필름의 행방 ▼

정부관계자는 “‘촬영’이라고 적힌 흰 종이에 싸여있는 필름 1통이 잠수정에서 발견돼 현재 서울 관계기관이 정밀분석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상륙시간이 1시간 남짓인 것으로 미뤄 이 필름은 고정간첩이나 남파공작원이 찍은 것을 드보크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당국은 ‘필름은 절대 없다’고 발표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 잠복 시간대 ▼

이 잠수정의 작전일지에 따르면 임무를 완수한 후 곧바로 귀환하지 않고 오전 2시58분 잠복지점에 도착해 오후 2시까지 잠복하고 있다가 잠수정이 고장난 것으로 되어있다. 이 잠수정이 우리 영해에서 11시간이나 잠복했다는 것은 임무완수 후 신속하게 현장에서 달아나야 한다는 상식과는 다른 것으로 의문이다.

▼ 편지 ▼

군당국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이 잠수정의 임무가 단순히 드보크 설치로만 끝나고 국내에 침투한 공작원이 없다면 잠수정내에서 발견된 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잠수정에서 발견된 5통의 편지는 단순히 드보크를 설치하려 떠나는 공작원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보기에는 너무 비장하고 심각하기 때문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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