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유세장 표정]『남편에게 일자리를』 內助경쟁

입력 1998-06-01 20:10수정 2009-09-25 11:3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4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후보들은 막판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들 속으로 더 깊숙이 파고 들었다.

○…인천에서는 이날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인천방송의 시장후보 TV토론회를 놓고 후보들간에 치열한 성명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의 안상수(安相洙)후보는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토론을 거부한 자민련의 최기선(崔箕善)후보는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공격했고 국민신당의 김용모(金容模)후보도 최후보가 “철새정치꾼에 대한 시민의 분노와 재임기간중의 실정에 대한 추궁이 겁나서 토론회를 거부했다”고 비난. 이에 대해 최후보는 “TV토론의 공정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이를 계기로 TV토론 진행절차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토론위원회를 법적기구로 구성하자고 제안.

○…대구의 한 구청장선거는 70대 노인 마라토너 선거운동원이 화제. 모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이모씨(70)는 지난달 26일부터 매일 오후 5시면 지지 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시장과 상가를 누비며 한표를 호소. 올 3월 경주 동아마라톤에도 출전해 하프코스를 완주했다는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는 후보라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선 지난해 수매한 비상품 감귤의 처리문제를 놓고 지사후보간에 ‘동하목장의 결투’가 벌어졌다. 문제가 된 비상품 감귤은 지난해 ㎏당 2백원을 주고 제주도가 수매한 4만8백t 가운데 사료 및 비료제조용으로 분류된 2만7천t.

국민회의의 우근민(禹瑾敏)후보는 이 비상품 감귤 시가 1백억원어치를 신구범(愼久範)후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채 땅에 파묻었다고 주장해 왔는데 신후보측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이날 현장인 남제주군 안덕면 동하목장으로 직행.

이에 우후보측도 동하목장 현장답사기를 내놓으면서 “신후보는 문제의 감귤을 발효사료와 비료원료 제조용으로 저장해 놓고 있다고 했으나 비료공장은 가동되지 않은 채 감귤이 저장고에서 썩어가고 있었다”고 맞대응.

○…부산 하늘에는 이날 공명선거와 투표참여를 호소하기 위한 길이 12m의 거대한 홍보용 비행선이 떴다. ‘제2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참여는 필수, 후보는 선택’ ‘올바른 선택, 빠짐없는 투표’ 등의 큰 글자가 새겨진 이 비행선은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이 사상 최저가 될 것을 우려해 띄운 것. 비행선은 오전 10시반 송도매립장을 이륙, 30m의 높이로 자갈치시장 부산역 부산진역 서면상공을 5시간 동안 순회 비행.

○…충북도지사 선거는 후보간의 ‘재수’ 논쟁이 법정으로 비화될 듯. 한나라당 주병덕(朱炳德)후보측이 이날 신문광고를 통해 자민련 이원종(李元鐘)후보를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하자 이후보측은 주후보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키로 결정한 것.

주후보측은 이 광고에서 “잘못찍으면 큰일납니다.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후보의 충북지사 재직 당시 발생한 우암상가붕괴와 서울시장 재직 때의 성수대교붕괴사고의 현장사진을 게재. 주후보측은 이어 “그때 도지사, 시장은 누구였습니까”라고 묻고 “그래도 ‘재수없는 사람’을 찍으시겠습니까? 주병덕은 ‘재수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주장.

○…경남도지사후보들은 30% 안팎의 부동표를 잡으려는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 국민회의 강신화(姜信和)경남도지사후보와 무소속의 허문도(許文道)후보진영은 이날 약속이나 한 듯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강후보는 그동안 써온 ‘여당찍고 발전이냐, 야당찍고 후퇴냐’라는 문구를 ‘이번에는 2번을 찍읍시다’로, 허후보측은 ‘경상도의 의리, 난세의 해결사’에서 ‘경남4랑 4번4랑, 4일에는 4번찍자’로 각각 변경.

○…울산시장선거는 후보 부인들의 내조 유세가 눈길을 끌었다. 자민련 차화준(車和俊)후보 부인 김경애씨는 울산지역신문에 ‘차화준을 드릴게요’라는 제목의 편지형식 광고를 통해 ‘우리 남편만이 울산시정을 이끌어갈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자민련 이복(李福)울산남구청장후보 부인 천금자씨는 남편과 함께 거리에 나와 “남편에게 일자리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 이날 오후 울산시청 앞에서 거리 유세를 벌인 천씨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제 남편은 지난 20여년간 선거마다 번번이 낙방했다”며 울먹였다.

울산동구 3선거구에 광역의원으로 출마한 홍일점 무소속 이수례(李守禮)후보는 최근 일부 후보들이 펼치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공세에 대해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는 구호로 맞대응.

〈전국종합〓6·4선거 특별취재반〉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