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백화점 特需 실종…기업 선물주문 격감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44분


5월1일. 올해 근로자의 날은 어느 때보다 우울하다. 어느 기업할 것 없이 정리해고의 먹구름속에 예년이면 풍성했던 ‘격려선물’같은 것은 생각조차 못할 분위기다. 설령 선물이 있다 해도 조그만 성의표시 정도가 고작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의 기업 단체선물 주문이 작년 이맘 때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근로자의 날 선물특수로 70억원(상품권 포함)상당의 매상을 올린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는 4월들어 겨우 20억원 남짓 주문을 받았다.

상품의 유형도 바뀌어 커피메이커 선풍기 등 소형가전제품이 주류였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프라이팬 등 1만∼3만원대의 생활용품이 주종. 10만원짜리 고액 상품권을 주문하는 기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

지난해 1백20억원의 메이데이 ‘특수’를 누렸던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상황. 가격대는 예전의 5만∼15만원대에서 크게 떨어진 5천∼5만원대. 상품의 종류도 수저세트 냄비세트 보온밥솥 설탕 식용유 등 생활용품으로 바뀌었다.

현대백화점은 주문 물량이 작년보다 70%나 줄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자금난에다 구조조정움직임으로 근로자를 위한 격려품을 마련할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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