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주권찾기」목청 높인다…시민감시단 본격 활동

  • 입력 1998년 3월 20일 20시 08분


이유없이 분유값과 목욕료가 오른다. 예식장은 드레스 신부미용 사진촬영 등 끼워팔기를 당연하게 여긴다. 관공서에 민원을 접수하러 갔더니 금품을 요구하며 늑장 처리한다.

살면서 한번쯤 경험하는 부정 부조리 불편함. 사람들은 대부분 ‘힘이 없으니’ ‘원래 그런 것이니까’라며 넘어간다. 그러는 동안 부정부패가 되풀이되고 사회는 멍들어간다.

새 정부 출범 뒤 이런 부조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시민단체가 발벗고 나섰다. 납세자 소비자가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감시자(Watchdog)’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취지.

물가 행정 상혼례 등 분야별로 시민단체가 펼치는 감시활동을 소개한다.

▼물가〓생필품과 목욕탕 미장원 음식점 등 개인 서비스요금을 점검하기 위해 소비자 물가 감시단이 다음달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소보협)에 가입한 시민단체가 서울시내 구별로 조사요원 5∼10명을 배치, 매달 세번씩 40여개 생필품과 개인서비스 품목의 요금동향을 파악하고 부당한 가격인상을 막을 방침.

인하요인이 생겼는데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에 행정지도를 의뢰하고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행정〓경실련 부설 경제정의연구소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를 따지기로 했다. 불필요한 곳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 공공공사 입찰 때 생기는 비리, 공금을 흥청망청 쓰는 사례 등 예산집행 문제점을 신고센터에서 접수한다.

서울시는 시청 구청 지방공사에서 민원을 처리하며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하며 늑장처리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민원부조리 신고전담 창구’를 개설했다.

PC통신은 하이텔이나 천리안에서 ‘Go Seoul’로 들어가 ‘서울특별시→신고창구→67.민원부조리 신고창구’를 찾으면 된다.

▼상혼례〓3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생활계획실천범국민협의회는 결혼철을 맞아 30명 규모의 ‘불법 상혼례 감시단’을 본격 가동중이다.

예식업소나 장례식장의 끼워팔기 등 강매행위가 집중 감시대상.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산하 결혼문화원에서 신고를 받는다.

녹색소비자연대 김성수(金聖壽)사무총장은 “시민 감시활동이 활발해야 부정부패를 시정하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영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