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인제계좌도 뒷조사… 대검중수부 밝혀

  • 입력 1998년 2월 28일 07시 2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친인척의 금융계좌를 뒷조사해 한나라당에 제공한 청와대 배재욱(裵在昱)당시 사정비서관은 지난해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이회창(李會昌)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씨 등 9명의 후보(이른바 9龍)와 그 후원인사 가족들의 금융계좌에 대해서도 불법적인 계좌추적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배씨는 여야 대선후보가 3인으로 압축된 시점에는 사정비서관 휘하의 경찰청 조사과 요원들을 동원해 주로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와 김운환의원 등 이후보 측근 후원회 관계자들의 금융계좌에 대해서도 은행계좌를 몰래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순용·朴舜用검사장) 관계자는 27일 이같이 밝히면서 “배비서관팀이 조사과를 동원해 95년에는 당시 여당을 떠난 김종필(金鍾泌)씨에 대해서도 야당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자료를 찾기 위해 계좌추적을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7년 당시 아홉 후보들에 대한 계좌추적도 정치적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각각 후보군에서 탈락되면서 추적이 중단됐고 나중에 이인제후보가 신한국당을 탈당하자 이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청 조사과 박모경감을 중심으로 이후보와 측근들의 계좌를 추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경감을 반장으로 한 경찰청 조사팀은 이후보와 김운환의원 등의 비자금 계좌를 뒤졌으나 김의원의 항의를 받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중단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당시 김의원은 “나를 캘테면 캐보라. 92년 YS대선자금 드나든 것만 나올 것이다”고 청와대에 항의했다.

대검 관계자는 배비서관과 박경감이 이같은 ‘JP 그리고 여당의 경선 9룡과 이인제후보 뒷조사’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하준우·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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