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축하 비둘기, 집 못찾고 방황

  • 입력 1998년 2월 25일 20시 02분


대통령 취임식장을 화려하게 수놓은 비둘기들은 어디로 날아갈까. 이날 취임식에 ‘동원’된 비둘기수는 15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1천5백마리. 이 비둘기들은 남산시민공원 어린이대공원 서울대공원 서울시청옥상에서 차출되었다. 서울시는 24일 비둘기들을 한 곳에 ‘집결’한 뒤 차량을 이용, 국회의사당 앞으로 보냈다. 하룻밤을 지낸 비둘기들은 취임선서와 함께 울린 예포소리를 신호로 하늘높이 날아 올랐다. 새들은 귀소(歸巢)본능이 있어 대부분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취임식장 비둘기’중 상당수가 제 집을 찾지 못한채 ‘방황’할 것 같다. 하늘을 날아서 행사장으로 간 것이 아니고 차에 실려 가 방향감각을 잃었기 때문. 서울시 관계자는 “큰 행사를 치를 때마다 제집으로 돌아오는 비둘기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향’ 비둘기들은 국회의사당에서 가까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몰려들어 이곳이 비둘기들의 새로운 ‘집단서식지’가 되고 있다. 〈하태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