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수입차판매점에 『북적』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IMF시대에 값비싼 외제차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강남의 포드 크라이슬러 BMW 등 수입차 판매점들은 IMF한파가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자는 환율 폭등으로 앉아서 ‘부자’가 된 주한 미군 등 외국인. 이들은 원화로 된 차값이 환율에 따라 40∼50%이상 자연적으로 떨어진데다 국내 판매점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15∼20% 할인을 하고 있어 차를 사는 것 자체로 ‘횡재’하는 셈. 국내 수입 포드 자동차의 60%를 판매하는 포드 강남지점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1월까지 4백10대를 팔았다. 이 가운데 3백80대가 외국인에게 판매됐으며 이는 96년 7월 개점이후 최대 판매량. 강남지점은 종전에 월평균 1백50대를 팔았으며 내국인이 주요 고객이었다. 지난달 15일부터 특별할인에 들어간 강남 크라이슬러지점도 지난 한달새 외국인에게 1백30여대, 내국인에게 16대 등 모두 1백50여대를 팔았다. 외국인, 특히 미군이 국내 판매점에 몰리는 이유는 △영내와 똑같이 면세 혜택을 받고 △영내에는 없는 특별할인가격을 적용받으며 △값을 원화로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드의 인기 차종중 하나인 익스플로러 지프의 경우, 종전 3천3백90만원에서 최근 2천7백50만원의 할인가에 판매되고 있다. 면세혜택을 받는 미군은 1천7백5만원에도 살 수 있다. 마이크 메토드 대위(27)는 “차값이 영내의 반값밖에 안된다”며 “아버지가 포드사 직원인데 직원에게 적용되는 특별가보다 한국 대리점이 더 싸다”고 말했다. 최근엔 이같은 국내 판매점들의 할인 때문에 손해를 본 미군 영내의 자동차 판매상들이 외국 본사에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훈·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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