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일가4명 대낮 집안서 피살…금품노린 범행추정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3742 5층짜리 건물에서 이 건물 5층에 사는 서장열(徐長烈·37·금은방 대표)씨와 부인 정영란(鄭英蘭·32)씨, 딸 재희양(10), 서씨의 처남 정한옥씨(28)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5분 숨진 정씨로 추정되는 남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3742 번지에 살인사건이 났으니 빨리 와달라”는 전화를 걸어와 곧바로 출동했으나 모두 숨져 있었다. 서씨와 부인 딸 등은 얼굴에 테이프로 붙인 비닐을 뒤집어쓰고 있었고 처남 정씨의 뒤통수에는 칼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손발이 묶인 서씨는 안방에서, 부인은 거실에서, 딸은 건넌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경찰은 처남 정씨가 오전 11시12분 K은행 성남지점에서 1천만원권 수표를 모두 1만원권 현금으로 인출, 귀가했으나 없어진 사실을 밝혀냈다. 숨진 서씨는 정씨와 함께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서 ‘귀석장’이라는 금은방을 운영해왔다. 경찰은 정씨가 5층 현관 입구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범인이 현금을 인출해오는 정씨를 기다렸다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이 서씨부부를 위협, 금은방에 있던 정씨로 하여금 현금을 찾아오도록 협박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건물 4층에 사는 이모군(10)은 “오전 11시경 5층에 올라가려 했으나 안경을 쓴 40대 남자가 ‘이 집에는 아무도 없다’고 말해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이군은 서씨부부에게 ‘차를 함께 마시자’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모의 심부름을 갔다가 범인을 목격했다. 경찰은 이군이 목격한 40대 남자를 포함해 2,3명이 금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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