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비 한달평균 16만원 더 든다…통계청 집계

  • 입력 1997년 12월 23일 20시 25분


최근 유류 가스 전기요금 등이 잇따라 크게 오름에 따라 한 가구가 지출하는 가계비용이 한달 평균 16만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을 기준으로 최근 인상된 물가를 반영했더니 도시 근로자가구의 평균 가계지출액이 한달새 15만8천8백92원 늘어난 것으로 23일 추계됐다.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승용차에 드는 휘발유 값. 한달에 2백ℓ를 쓸 경우 한달전 16만8천4백원이면 되던 것이 이제는 24만원어치를 넣어야 같은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7만1천6백원을 더 써야 하는 셈. 난방연료인 등유도 한달에 2백50ℓ를 쓸 경우 지난달엔 9만3천7백50원이면 되던 것이 이제는 6만1천원이 늘어난 15만4천7백50원이 필요하다. 석유류 값의 인상은 바로 전기료로 연결돼 전기요금도 한달전에 비해 1천2백원 정도 늘어난 1만9천7백여원이 들게 됐다. 고속버스 항공요금 등 인상계획이 잡혀있는 대중교통 요금도 평균 10% 오를 것으로 잡으면 지난달보다 4천2백80원 늘어난 4만7천8백원이 든다. 또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생필품의 값이 올라 가계에 더 압박을 줄 전망이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빵과 과자는 15% 가량 인상될 전망인데 이에 따라 지난달보다 3천4백20원 늘어난 2만6천2백20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설탕은 절대량은 적지만 지난달 4백원어치만 사면 되던 것이 이제는 5백80원어치를 사야 한다. 집계에서는 빠졌지만 내년부터 학원이나 강습소의 강습료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될 경우 학원비 등 교육비의 인상도 불가피해 3만∼6만원의 추가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불황으로 근로자의 월급이 깎이거나 줄어드는 최근 추세에 비춰보면 이같은 물가 인상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매도록 강요한다. 결국 근로자의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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