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사설경호업체 호황…부도기업인,해결사 협박 못이겨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경제난국으로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사설경호업체는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회사부도로 빚독촉에 시달리는 중소업체 업주들의 신변보호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 빌려준 돈을 날린 사채업자 등이 「해결사」를 고용, 협박함에 따라 신변위협을 느낀 채무자의 경호 수요가 늘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호업체측의 설명. 건설업체 대표인 박모씨(53·서울 강남구)는 4월 부도를 낸 뒤 법원에 낸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채무가 동결된 상태이나 빌린 돈 1억원을 계속 갚지 못하자 협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박씨는 사채업자가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불량배 2,3명이 매일 집앞을 배회하며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전화를 걸어 오자 지난달 초 사설경호업체에 경호를 의뢰, 외출 때마다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현재 영업중인 국내 사설경호업체는 18개. 최근 이들 경호업체에 문의전화를 해오는 고객의 절반 정도가 채무 독촉에 시달리는 사업가들이라는 것. 한 경호업체 관계자는 『한달에 50여건이던 경호관련 문의가 올해 들어 두배 이상 늘었다』며 『경찰이 시민의 「잠정적 위험」까지 일일이 대처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사설경호업체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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