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갈때 천원만 도와줘요」…부도위기 中企사장 이색광고

  • 입력 1997년 11월 28일 20시 20분


「은행가는 길에 천원만 도와 주십시오」. 부도 위기에 직면한 한 중소업체 사장이 일간지에 낸 5단(17㎝)×8㎝ 크기의 호소 광고에 시민의 성원이 쏟아지고 있다.건설용 접착제와 방수제 황토 등을 생산해 온 서울 구로구 오류동 대동화학 남춘우(南春祐·42)사장은 28일자 동아일보 등에 「부도는 막자」는 제목의 호소 광고를 냈다. 남사장은 광고에서 『점심을 직원 모르게 문을 잠그고 빵을 먹으며 일했으나 거래처가 하나 둘씩 무너지며 미수금 회수가 어려워져 집과 공장까지 팔았다』며 『마지막 남은 중국 공장을 지키기 위해 시민 여러분의 작은 정성을 기다린다』는 사연을 실었다. 광고가 나간 뒤 대동화학 은행계좌에는 3백여명으로부터 1천원에서 1만원까지의 성금이 답지, 이날 하루 동안에만 4백여만원이 모였다. 대동화학은 종업원 15명에 연간 매출액은 25억원으로 95년 중국 톈진(天津)에 공장을 설립했으나 최근 거래업체 도산 등의 영향으로 하루에 2억원씩의 어음이 돌아오고 있는 상태. 남사장은 『성금이 어음을 막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지만 시민의 따뜻한 온정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며 『기필고 재기해 이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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