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社주최 첫 합동토론회]치열한 공방…토론묘미 『만끽』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18분


대선전이 개막된 이래 처음으로 세 후보가 한자리에 앉아 상호논쟁을 벌인 공개 합동토론회는 역시 수많은 종전의 토론회와 달랐다. 26일 오후 동아일보 주최 3당 대통령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초반부터 상대후보의 「약점」을 정면으로 건드리고 자신의 약점은 방어해나가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 전반부에 세 후보의 공방전은 「한나라당의 국가부도위기 책임론」과 김대중후보의 「노태우(盧泰愚)비자금 20억원+α 수수설」, 그리고 이인제후보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정치적 아들론」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먼저 김대중후보가 경제위기의 원인을 「정경유착→은행부실→국제경쟁력약화→기업도산」으로 설명하며 『한나라당에는 김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3명, 경제부총리를 지낸 사람이 3명, 장관을 지낸 사람이 23명이나 있는 등 이회창후보와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고 창을 들이댔다. 그러자 이회창후보는 즉각 경제위기의 원인과 김후보의 「20억원+α수수설」을 연계시키며 「공격적 방어」를 펼쳤다. 이회창후보는 『김후보도 정경유착 얘기를 했지만 전두환(全斗煥) 노태우씨가 돈을 걷어 정치권에 뿌리지 않았느냐. 한보사태에서도 봤지만 그런 정경유착이 은행부실 기업부실을 만들지 않았느냐. 그리고 김후보도 노씨에게서 20억원을 받지 않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인제후보에 대해 『또 다른 한분은 김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김영삼정권의 경제위기 책임이 자신에게만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질문사항은 바뀌었지만 김후보는 반격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후보는 곧바로 『이회창후보가 「20억원+α」라고 했지만 전, 노씨에게서 물려받은 정치자금으로 한나라당이 지금 무려 3천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며 한나라당의 「원적(原籍)」을 상기시켰다. 이인제후보 역시 그냥 찔리지는 않았다. 이후보는 즉각 『이회창후보가 나더러 김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버림받은 아들」이다. 그보다는 대표 총재에다 후보까지 하고 사람 재산까지 물려받은 이후보야말로 양아들이 아닌가 싶다』고 맞받았다. 토론 전반의 치고받기는 이회창후보가 『정당의 대표를 양아들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문제다. 이 정도로 해둡시다』라고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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