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서울대 교수까지 간첩이라니…』 경악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5분


서울대 고영복(高永復)명예교수가 포함된 간첩단사건 수사발표에 대해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한국사회 전체에 만연된 안보불감증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운전사 신승기(辛承基·34)씨는 『사회 주요인사 중에도 고정간첩이 있다는 항간의 설(說)이 사실로 확인돼 너무 놀랍다』면서 『강릉무장간첩 침투사건과 이한영(李韓永)피격사건 등이 터졌을 때만 안보의식을 운운하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회사원 조동호(趙東浩·42)씨는 『고교수가 30년 넘게 고정간첩으로 활동한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은 안보전선에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남파간첩이 활개를 치고 다녀도 아무도 신고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관계당국과 국민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치안당국의 허술한 검문검색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많았다. 회사원 조은형(趙銀衡·30)씨는 『간첩들이 신분증을 위조해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경찰의 검문검색에 적발되지 않은 것은 검문검색이 얼마나 형식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첩 심정웅(沈政雄)이 근무했던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조합은 『최근의 잦은 지하철사고로 실추된 지하철공사의 위상이 이번 사건으로 곤두박질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현두·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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