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이 낡아 매년 3천5백억원어치가 넘는 수돗물이 땅속으로 새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14일 밝힌 '96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수돗물은 58억3천6백만t으로 이 가운데 15.3%인 8억9천2백만t이 노후된 수도관으로 인해 누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누수량을 수돗물 t당 생산원가 3백97원으로 계산하면 연간 3천5백41억2천4백만원어치의 수돗물이 땅속으로 새어 나간 셈이다.
지역별 누수율을 보면 전남이 20.9% 강원 20.5% 제주 20.3% 경북 17.6% 부산과 경남 각17.1% 대전 16.8% 등으로 이들 지역은 전국 평균(15.3%)보다 누수율이 높았다.
지난해말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안고 있는 상수도 부채는 전년의 2조8천4백30억원보다 4천1백78억원(14.7%)이 증가한 3조2천6백8억원에 달했으며 지자체별로는 서울시 5천2백35억원 경남 4천61억원 경기 4천1백74억원 부산 3천2백52억원 인천 2천4백72억원 순이었다.
환경부는 일부 지자체에서 수돗물값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균 수도요금단가(t당 3백7원)가 생산원가(3백97원)의 77% 수준에 그쳐 부채 증가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수돗물 값을 2000년까지 현실화하도록 행정지도를 펴겠다고 밝혔다.
또 전체 수도관 총연장 10만8천5백66㎞ 가운데 녹물이 나오는 아연도강관은 15.2%인 1만6천5백44㎞에 달하고 있으며 15년 이상된 노후관은 약 20%로 집계됐다.
수도요금이 가장 비싼 곳은 제주 북제주군(t당 5백81원)으로 전국 평균(3백7원)보다 89.3% 높았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싼 전남 고흥군(1백69원)에 비하면 3.4배나 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인구의 83.6%인 3천8백82만여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1일 1인당 급수량은 4백9ℓ로 전년(3백98ℓ)보다 2.8%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