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김선홍회장 내사]기아사태 해결 「총대」멨나

  • 입력 1997년 10월 27일 20시 13분


김선홍(金善弘)기아그룹 회장에 대한 내사사실을 검찰이 이례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본격적인 수사여부와 내사배경 등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박순용(朴舜用)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지난 주말 내사사실을 일부 언론사의 기자들에게 확인해준데 이어 27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는 내사에 들어간 경위까지 설명했다. 특정인의 내사사실을 좀처럼 확인해주지 않는 검찰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었다. 박중수부장은 『김회장이 국민경제를 볼모로 버티는 바람에 기아그룹이 이런 지경이 된 것 아니냐』면서 『김회장이 뭔가 못 물러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거대한 부정을 은폐하기 위해 버티는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범죄정보과에 범죄가 있는지를 한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한 뒤 『어떤 단서를 갖고 내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박중수부장의 일련의 언행은 검찰이 기아사태 해결에 「총대」를 메고 나선 듯한 느낌을 준다. 김회장 등 기아의 경영진과 노조가 정부의 법정관리신청에 강력히 반발하자 검찰이 비리수사를 명분으로 내세워 이들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일부 검사들도 『검찰이 김회장의 비리를 본격 내사할 계획이었다면 이처럼 언론에 미리 흘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회장측에 더 이상 반발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메시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검찰이 김회장의 비리에 대한 본격내사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김회장이 기아그룹의 법정관리를 수용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면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키 힘들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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