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이동통로, 환경부 「탁상행정」 물의

  • 입력 1997년 10월 13일 20시 06분


산림청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산림전시관을 짓고 있는 곳 바로 옆에 환경부가 야생동물 이동통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 등 야생동물이 다닐 수 있도록 지난달 지리산 시암재에 이동통로 건설공사를 착수한데 이어 강원 홍천군 내면 명개리 구룡령을 관통하는 56번 국도에도 이동통로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가 이동통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지점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선 산림청이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으로 이미 지난 8월부터 대규모 산림전시관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1천6백여평의 부지에 건평 1백53평 규모의 산림전시관과 주차장 편의시설 1천여평 등이 들어설 이 산림전시관이 완공되면 많은 관람객이 몰려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아무런 기능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는 지난달말 현지 조사 때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달초 현지 주민들이 산림전시관 설치 반대 민원을 제기하자 8일 산림청에 공사중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산림청은 이미 산림전시관의 1층 철근조립 및 바닥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마친 상태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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