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상품권되팔기 『붐』…직장인들 비상금 마련위해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0분


추석 선물로 받은 백화점상품권 주유권 구두티켓 등을 서울 명동이나 종로 등지에서 채권을 매매하듯 되파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추석보너스를 받지 못해 주머니 사정이 안좋은 회사원들은 값을 더 높게 쳐주는 곳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거래업체에서 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팔아 용돈을 마련하고 있다. D증권에 다니는 김모씨(33)는 1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30분 가량 명동 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추석연휴 전날인 13일 거래처에서 백화점상품권 10만원짜리 3장을 선물로 받은 김씨는 직장동료들로부터 『명동에 가면 8만원 정도를 받고 팔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김씨는 「채권 상품권 매매」라고 써붙인 채권사무소 구두수선소 구멍가게 등 곳곳을 다니며 「마케팅」을 한 결과 예상보다 많은 8만5천원을 주겠다는 곳을 찾아내 상품권 2장을 17만원에 되팔았다. 지난주초 거래업체에서 10만원짜리 백화점상품권 2장을 선물받은 회사원 이모씨(32·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지난 주말 추석연휴를 앞두고 명동에 나갔다가 간판을 보고 2장에 16만4천원을 받고 팔았다』면서 『직장동료들끼리 조금 싸게 사고 파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14년째 카드할인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40)는 『하루 평균 20∼30장의 상품권을 할인해 주고 있다』면서 『올 초부터 상품권을 파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생겨났고 명절 전후에는 더욱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일부 백화점 협력업체들이 물품대금으로 받은 상품권을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상여금으로 주는 경우가 많아 상품권을 파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유모씨(28·서울 성북구 종암동)는 『추석때 보너스 1백만원 중 절반을 10만원짜리 상품권 5장으로 받았다』면서 『이 가운데 3장을 12일 8만원씩 받고 팔았다』고 말했다. 〈신치영·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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