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가담한 사람은 무려 6명인데 왜 2천만원만 요구했을까. 범인들은 서로 어떤 관계일까. 왜 박나리양(8)을 그처럼 일찍 살해했을까.
12일 나리양 유괴사건의 용의자 전현주씨(28)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공범검거 등 사건해결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이번 사건이 기존 유괴범행과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경찰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범행동기와 「몸값」 액수〓유괴범들이 나리양의 몸값으로 요구한 돈은 2천만원이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유괴범은 이날 검거된 전씨를 포함, 모두 6명이다. 전씨는 경찰에서 『1천1백만원이 넘는 신용카드 연체금액과 사채로 빌린 3백만원을 갚을 길이 없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5명은 약 1백만원씩 나눠 갖기 위해 그처럼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어설픈 범인들간의 관계〓전씨는 공범들에 대해 『남편의 극단 매도 과정에서 알게 됐고 잘 모르는 사이』이며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괴야말로 전문범죄꾼이 치밀한 범행계획으로 빈틈없이 저질러도 성공할 확률이 극히 적은 범죄』라는 유괴전문 경찰들의 설명에 따른다면 나리양 유괴범들은 유괴의 ABC도 갖추지 않은 셈이다.
전씨는 공범들에게 개인적인 약점이 잡혔는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현재까지도 회피하고 있다.
▼나리양은 왜 살해했을까〓범인들은 나리양을 유괴한 지난달 30일 나리양 집으로 전화를 해 『나리는 우리와 함께 잘 있다.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돈도 요구하지 않은 채.
경찰은 나리양이 납치직후 숨졌을 가능성이 가장 큰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들은 나리양을 먼저 살해하고 나서 「몸값」으로는 소액인 2천만원을 다음날인 31일 요구한 셈이다.
현재까지의 경찰조사에서는 유괴범들이 돈이 아닌 원한에 의해 나리양을 유괴했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