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위반차 단속 아르바이트 김태성-전재영씨

  • 입력 1997년 9월 11일 07시 52분


『한 장소에서 하루 70여건의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적발하면서 자동차 1천만대 시대를 맞은 우리 교통문화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여름방학 동안 법규 위반차량을 신고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태성(金兌省·22·영동공대 전자공학과1년) 전재영(21·관동대 의예과 2년)씨는 『안전운전을 강조하는 갖가지 캠페인도 일부 운전자에게는 소용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평일 오전10시∼오후3시 서울과 고양시의 경계에 있는 서오릉 주변도로에서 위반차량을 발견, 사진을 찍고 위반내용을 적어 신고하는 일을 했다. 교통사고 요인을 줄이기 위해 대한손해보험협회가 여름방학중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전주 대전 원주 등 전국 7개 도시 1백50곳에 배치한 아르바이트대학생 3백9명의 일원이었다. 이들은 『길가에 서있으면 마구 달리는 트럭과 버스에서 날리는 모래에 맞아 다리와 얼굴이 후끈거릴 정도였다』며 『이들 차량들에 제한속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해하기 힘든 광경도 많이 봤다. 정지신호를 받고 서있는 앞차에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라는 주문을 하듯 경적을 울려대다 갓길을 이용해 질주하는 트럭들. 정상속도로 달리다가도 신호등이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면 멈추기는커녕 가속하는 차량들. 정지신호를 보고 마구 달리다 급정거해 횡단보도를 밟고 서는 차량들. 이들은 『위반차량에 카메라들 들이대면 운전자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얌전해진다』며 『어른들의 교통문화는 정말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일부 운전자들의 거친 항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전씨는 『험상궂게 생긴 운전자가 망치를 들고 다가와 「경찰도 단속하지 않는데 왜 이러느냐」며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며 『경찰청에 친지가 있다고 배경을 과시하거나 아예 읍소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생들 단속 덕분에 과속하는 차들이 줄었다』며 『밤에도 활동해줄 수 없느냐』는 주민들의 칭찬을 위안으로 삼았다. 아르바이트의 결실이라면 교통문제에 무관심했던 전과 달리 이제 거의 전문가가 됐다는 점. 이들은 『운전면허를 받을 때 양심의 회복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며 『물론 신호체계 등이 도로 사정에 맞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안전운전대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두 젊은이는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다소라도 사회적인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스스로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운행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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