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행사 때마다 분위기를 잡아주는 관악대. 경기 안산시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행사를 치를 때면 이웃 시군의 관악대를 불렀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5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관악 경연대회」에서 47개 관악대를 물리치고 최우수상을 차지한 안산시 선부동 경일정보산업고교 관악대가 있기 때문이다.
93년 학교와 시의 적극적인 지원속에 뜬 「경일관악대」는 대원 전원이 여학생으로 이루어진 「여성 악대」로 불과 4년만에 국내 최고 수준으로 발전, 60만 안산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같은 비약적인 발전은 학교 교사 학생들의 「삼박자 화합」과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관악대는 방과후 9시까지 남아 연습에 몰두했고 일요일에도 나와 화음을 맞췄다. 이 결과 대원들은 20여종 80개의 악기를 웬만큼 다루게 됐다.
경일관악대는 창설 이듬해인 94년 「제19회 전국 관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하더니 매년 전국대회 상위권에 오르다 올해 마침내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여름방학 때 보름간 합숙을 하며 마지막 연습에 몰두했던 교사와 68명의 학생들은 5일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유명교향악단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손성식(孫星植·40)지도교사는 『처음 시작할 때 관악대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며 『이제는 해마다 20여차례 크고 작은 행사에 참가하고 출연요청도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 관악대가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졸업후 진로가 보장되기 때문. 올해 졸업생 20명은 모두 국내 명문대 음대로 진학을 하거나 서울랜드 용인에버랜드 등의 관악대에 취업했다.
트럼본을 부는 유정연(柳政延·19)양은 『6년밖에 안된 신설학교를 관악대 때문에 타지역 사람들이 알아볼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0345―403―5552
〈안산〓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