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區의원들 『국제망신』…中방문 상식밖의 추태

  • 입력 1997년 9월 2일 19시 53분


도시간 자매결연을 위해 중국 허난(河南)성 쉬창(許昌)시를 방문했던 인천 연수구의회 의원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등 추태를 부려 망신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허난성 「초상인자(招商引資)위원회」 부위원장 겸 해외연락부장 김덕실(金德實·57·한국 교민)씨가 2일 베이징(北京)에서 인천시청 기자실로 팩시밀리를 통해 투고해와 드러났다. 김씨는 이 투고문에서 『구의원들이 쉬창 공항에 도착해 관광버스에 오르자마자 양말을 벗고 맨발을 좌석 위에 올려놓았다』며 의원들의 추태를 열거했다. 그는 이어 『공식석상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서고 쉬창시장과 당서기들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두팔을 올리며 크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쉬창시민이 길에 물을 뿌리며 환영하고 경찰차가 앞뒤에서 호위하는 상황에서도 한 구의원은 버스 창문을 열고 계속 가래침을 뱉었다』고 꼬집었다. 또 일부 의원들은 호텔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고 아침식사도 미리 준비해 놓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중도에 귀국해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말썽을 부렸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그는 투고문에서 쉬창시를 방문한 11명의 구의원 가운데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했던 사람은 모두 여섯명이라고 밝히고 이들의 이름 앞에 「×」자를 표시했다. 김씨는 『인천시민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구의원들의 장래가 안타까워 이 글을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수구의회 정환용의장은 『축농증을 수술해 후유증을 앓던 의원이 휴지가 모자라 길거리에 침을 뱉었고 쉬창시 관계자의 양해 아래 반바지 차림으로 공장을 견학했다』고 해명했다. 구의원들은 구예산으로 1인당 2백만원씩의 경비를 지원받아 지난달 23일 9박10일 일정으로 허난성을 방문했다. 〈인천〓박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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