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늘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다. 지난 주말에도 전국의 국립공원과 해안 등 3백61곳에서 대대적인 쓰레기줍기운동이 펼쳐졌다. 40여만명이 수천t의 쓰레기를 주웠지만 그렇게 치우면 무얼하겠는가. 내년에도 후년에도 산과 계곡은 다시 몰래 버린 쓰레기로 더럽혀지고 또 많은 인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쓰레기줍기운동을 되풀이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이 됐을 정도로 경제규모가 커졌다. 1인당 국민소득이나 소비수준 자동차 보유대수 등 겉보기로는 이제 웬만한 나라들 앞에 크게 꿀릴 게 없다. 그러나 어느 선진국의 쓰레기문제가 우리같은가. 국민의 사회의식 수준으로 선후진국을 가린다면 우리가 세계 몇번째쯤이나 될지 누가 들추어낼까 두렵다.
자기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몸가짐은 어찌 보면 인격의 요체이자 공동체의식의 기본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쓰던 물건은 제자리에, 버릴 물건은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가르친다. 단정한 몸가짐과 공동체 안에서의 자기책임과 질서를 익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집에서는 안 새던 바가지가 나가면 새는 것인가. 밖에서는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게 우리다. 그렇게 더럽히는 산과 들은 국민공유의 터전이자 정원이다. 때문에 몰래 버리는 심리상태의 범죄성을 제쳐두고 결과만으로 보아도 쓰레기투기는 범죄라는 국무총리의 말은 옳다.
쓰레기 하나 바로 버리는 일이 스스로 안된다면 외부규제의 강화는 불가피하다. 내무부가 지방공무원에게 쓰레기단속 사법경찰권을 주어 현장에서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발상을 나무랄 수 없다. 남보기 부끄럽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의 자연정원을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