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공항,KAL추락 25분뒤 알아…관제시스템 구조적 취약

  • 입력 1997년 8월 15일 08시 48분


대한항공기 추락사고가 일어난 괌공항의 관제시스템이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와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측 관계자는 14일 『괌공항의 관제시스템을 조사한 결과 악천후속에서는 큰 약점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괌공항의 문제점때문에 사고 당일 대한항공기가 추락한지 25분이 지나서야 관제탑에서 사고 사실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 8∼10마일 전방에서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관제를 넘겨받는 괌공항 관제탑은 레이더가 없어 평소 육안으로 비행기의 착륙을 인도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괌노선을 운항하는 여객기는 착륙을 준비하는 활주로 8∼10마일 전방까지 괌의 앤더슨 미공군기지 레이더로 관제를 받는다. 따라서 사고 당시처럼 야간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 관제탑은 조종사와의 교신만으로 항공기의 고도 등을 파악할 수 밖에 없어 착륙중인 항공기에 큰 위험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는 것.

그는 『국내의 여러 공항도 이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관제탑에 레이더가 없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국내공항과 달리 괌공항은 기상 변화가 매우 심해 결정적인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앞서 칼 구티에레즈 괌지사는 『이번 사고로 많은 문제가 드러난 괌공항의 관제시스템 및 장비에 대해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FAA 등이 괌공항 관제시스템에 대한 결함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괌〓이현두·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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