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안성에 3·1운동 기념표석 세운 안길수씨

  • 입력 1997년 8월 10일 21시 34분


광복 52주년이 가까워지면서 安吉洙(안길수·66·경기 안성군 양성읍 삼암리)씨는 요즘 남다른 감회에 젖어있다. 고향인 안성에서 78년 전 일어났던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늘 귓전에 들리는 듯했는데 이제 기념표석을 세워 선열들의 고귀한 피에 보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양성면(당시)은 부근 원곡면과 함께 안성군에서 일어난 기미(己未)독립운동의 불을 댕긴 곳. 1919년 3월11일 양성공립보통학교(현 양성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4월1일 밤10시 양성면 동항리 주민 2천여명이 면사무소 주재소 우체국 일본인 고리대금업자를 공격하는 등 벌판의 불길처럼 번졌다. 「무저항 운동」이 항쟁으로까지 발전하면서 이틀간 안성은 한국인만의 「해방구」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4명의 순국자가 생겼고 그 뒤 1백27명이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이때문에 양성면은 황해도 수안, 평북 옥산과 함께 3.1운동 당시 가장 치열했던 「3대 실력 항쟁지」로 독립운동사 자료집에 기록돼 있다. 안씨는 『매년 여름 대학생 국토순례단이 양성초등학교에서 야영하면서도 그곳이 만세운동의 진원지라는 것을 몰라 안타까웠다』며 『이 학교 졸업생으로서 후세들에게 3.1운동 관련사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5일 안성군 양성읍 동항리와 양성초등학교에 세워진 「3.1독립운동 발상지」 표석은 이제 제막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씨는 『양성읍 일대를 독립운동의 성지로 만드는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안성〓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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