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옥중메모]『大選뒤 사면석방』꿈 못깬 정태수

  • 입력 1997년 8월 4일 20시 34분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옥중메모」는 정총회장이 여전히 「정치권 로비를 통한 재기」라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정총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정치인 8명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메모는 그가 아직도 정경유착 수법에 강한 향수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총회장은 특히 재기를 위해 차기정권의 향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에게 「줄」을 대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옥중메모에는 신한국당 대선후보중 김심(金心)을 얻고 있다고 자체분석한 후보측의 민주계 徐淸源의원이 거명돼 있고 『가지고 있는 것 좀 사용(하라)』이라는 내용과 「1억」이란 구체적 금액이 적혀 있는 것도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해준다. 이는 지난 91년 수서택지 특혜분양사건때 盧泰愚(노태우)대통령에게 로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했던 것처럼 차기정권에 「보험」을 들어 대선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총회장은 또 한보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이 큰 홍역을 치르고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선이 끝날 시점인 오는 12월경 사면을 받아 석방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는 측근에게 『지금 정부는 힘이 없다. 대선 끝나고 내가 나가서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12월경 사면으로 내가 나간 즉시 법원의 동의를 얻어 법정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정총회장은 특히 한보철강 매각을 막기 위한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경우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92년 대선자금공개 등 중대발표를 할 것임을 시사, 현정권에 대한 협박도 불사할 뜻을 비쳤다. 〈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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