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1만여명 대량실업 예고…부도 잇달아 줄줄이 감원

  • 입력 1997년 7월 31일 20시 57분


부도위기에 몰리거나 구조조정에 나선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인력감축 작업에 나섬에 따라 올 하반기에 실업사태가 더욱 악화할 조짐이다. 특히 전례없는 취업난 속에 실업자를 재취업시킬 사회적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실업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기아그룹은 올 연말까지 사상최대인 8천8백여명의 임직원을 감원키로 했으며 진로그룹은 2천여명을 줄일 방침이다. 이미 1천여명이 직장을 떠난 한보그룹에선 인원정리가 예고돼 있다. 부도 건설업체나 한라 두산 한일 등 구조조정 작업중인 기업들도 인력감축을 「1순위」로 내세우고 있다. 쌍용그룹은 상반기중 쌍용자동차와 쌍용양회에서 1천여명을 감축한 데 이어 하반기에 추가 감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최소한 1만여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이들을 흡수할 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30대 그룹 대부분이 올 하반기 신규채용인원을 작년보다 축소, 전체 채용규모가 작년에 비해 12% 이상 줄어들었다. 경영자총협회 부설 인재은행 등 실업자 대상의 취업알선센터를 통한 재취업률도 겨우 1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부실기업들의 감원이 고실업률을 구조적으로 고착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姜炳一(강병일)통계청 통계조사국장은 『실업 자체보다는 이들을 재흡수할만한 고용여력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부실기업이 양산해낸 산업예비군은 다른 근로자들의 고용여건을 악화시키면서 사회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명재·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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