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옥중생활]아직도 세상 원망…前측근들에 배신감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젊은 부통령」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金賢哲(김현철)씨와 金己燮(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 구속수감생활 40일을 넘긴 이들은 구치소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씨름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빌붙어 권력과 부를 누리다가 「끈」이 떨어지자 오히려 자신들에게 화살을 겨눈 사람들을 생각하며 권력무상과 인생무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 현철씨의 변호인인 余尙奎(여상규)변호사는 1일 현철씨가 지병인 안압(眼壓)상승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발톱밑 염증이 악화해 구치소 의무실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장염으로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는 것. 김 전차장도 안면근육 경련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주 경희대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다니고 있다고 구치소관계자가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을 더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검찰이 자신들을 잡아 넣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과 金德永(김덕영)두양그룹 회장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현철씨의 한 측근은 『현철씨는 이씨 등이 자신들이 살기 위해 현철씨 등의 비리를 과장진술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씨 등이 무사한 것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차장은 이씨가 자신과 함께 탔던 비행기의 좌석번호까지도 일기형식으로 적었다가 검찰에 자료로 제출한 사실을 알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현철씨 등은 또 자신들에게 인사청탁을 했던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법조계 인사들을 생각하며 세상인심을 원망하고 있다는 것.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는 건강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변호인은 『박씨의 경우 구치소에서도 자신보다 현철씨를 더 걱정하고 있으며 나중에 석방돼 돈을 벌면 다시 현철씨를 돕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성호씨는 현재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으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검찰 수사관계자가 전했다. 〈이수형·이호갑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