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데이콤,「통신 場外전쟁」 치열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종전대로 지역번호만 누르세요」 「082 안누르면 아내 가슴이 무너집니다」. 시외전화 시장을 놓고 한국통신과 데이콤간의 광고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대결이 장외로 번져가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5시 서울 강서구 화곡3동 주공아파트2단지앞. 데이콤 수도권영업팀 현주용부장 등 5명은 주민들에게 회선자동 전환장치(ACR)를 무료로 대여하는 홍보캠페인을 벌였다. 082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데이콤회선과 연결시켜 주는 이 장치는 데이콤 고객들이 한국통신을 이용할 때보다 세자리의 숫자를 더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 데이콤 행사요원들은 이 장치를 받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 틈으로 정체불명의 30대 남자가 20개 들이 한 박스를 몰래 들고 나와 택시를 잡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범인」은 다름아닌 한국통신 화곡전화국 마케팅부장인 朴成九(박성구·39)씨. 신분을 확인한 현씨 등은 박씨를 곧바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넘겼으며 경찰은 25일 박씨에 대해 절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애사심에서 한 것일뿐 물건에 욕심을 낸 것은 결코 아니다』고 진술했다. 한국통신측은 이에 대해 『시장점유를 둘러싼 양사간의 갈등이 빚어낸 사건이며 절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데이콤측은 『지난해 10월 서광주전화국 직원이 데이콤고객의 동의없이 서명을 위조, ACR해지신청서를 작성했다가 적발돼 5백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일까지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통신측의 조직적인 영업방해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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