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4일 숨진 李石(이석·23)씨를 경찰 프락치로 오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물을 끼얹고 때리거나 담요로 몸을 감싼 채 폭행하는 등 현대판 「멍석말이」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3일 오후 5시경부터 4일 오전 2시경까지 9시간 동안 이어진 집단폭행에 견디다 못해 4일 오전 5시경 비틀거리며 탈출을 시도했으나 조사실 문앞에서 붙잡혀 4명에게 또다시 3시간반 동안 몰매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동부지청은 19일 이같은 사실을 새로 밝혀내고 이씨의 감금폭행에 직접 가담한 학생들도 지금까지 알려진 9명 외에 崔元碩(최원석·24·건국대 축산과 3년)씨 등 6명이 더 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구속된 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수시로 이씨의 몸에 물을 뿌리거나 담요로 싼 채 경찰진압봉으로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때린 부위가 목 머리 등 치명적인 부위는 아니라서 살인 혐의로 기소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 등 추가용의자 6명이 모두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 李准求(이준구·26)씨 경호 임무를 맡았던 건국대 총학생회 사수대인 「황소대」 소속임을 밝혀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이들은 3일 자정경 서총련 투쟁국장 金鎬(김호·25)씨와 吉素延(길소연·23·여)씨 등 서총련 투쟁국원 7명으로부터 이씨를 넘겨받아 4일 오전 8시반경까지 집단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가 조통위원장 이씨에게 프락치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보고했으며 서총련 투쟁국장 김씨가 프락치 조사를 총지휘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철용기자〉